칠정연구七情硏究-황제내경의 정서론을 중심으로-10
2. 정서 의 분류
다양하게 분출되는 정서를 파악하기 위하여 많은 학자들이 제한된 세트의 기본정서(basic emotions) -화학원소들처럼 근본적으로 서로 구분되는 정서들-의 목록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기본 정서의 기준은 이론의 여지가 많지만 대개 다음의 다섯 가지가 고려되고 있다. 첫째는 인간에서의 보편성을 가져야 하며, 둘째 특정 원형적인(prototypical) 삶의 사건 혹은 선례에 대한 기능적인 반응을 촉진해야 하며, 셋째 생의 초기에 분명해야 하며, 넷째 얼굴표정이나 음성 톤과 같이 그것을 표현하는 내장된(built-in) 양식을 가져야 하며, 마지막으로 뇌나 자율신경계의 활동과 같은 생리적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32)
3세기와 11세기 사이의 힌두철학자들은 ①성적 열정, 사랑 또는 즐거움, ②재미, 웃음 또는 유머 ③비애, ④분노, ⑤두려움 또는 무서움, ⑥불굴 ⑦혐오 ⑧경탄의 8가지를 기본 정서 또는 자연적 정서로 구분하였다.46)중세의 서양에서는 프랑스 철학자 René Decartes(1649)가 여섯 가지의 주된 감정으로 사랑, 증오, 욕망, 기쁨, 슬픔, 감탄의 6가지를 들었고, 네델란드 철학자 Baruch Spinoza(1677)는 지기보호를 위한 욕구로부터 기쁨, 욕망, 비애의 3가지 감정이 나타난다고 하였다.47)
20세기 초 영국 심리학자 William McDougall은 두려움, 혐오, 호기심, 분노, 복종, 의기양양, 다정다감의 칠 종을 본능과 연계되는 일차적 감정이라 하였고,48) Jorgensen은 두려움(fear), 행복(happiness), 비애(sorrow), 원함(want), 분노(anger), 수줍음(shyness)의 여섯 가지를 일차적 정서로 들었다.31) Thomkins(1962)는 기본정서를 흥미(interest), 놀라움(surprise), 기쁨(joy)의 세 가지 긍정적 정서와 고뇌(anguish), 두려움(fear), 수치(shame), 혐오(disgust), 격노(rage)의 다섯 가지 부정적 정서로 나누고 이들 기본정서가 특정 유형에 대한 자극에 대한 선천적 반응이며 다양한 신체적 반응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하였으며, 같은 해 Plutchik는 특정 정서가 일차적 정서로 그 밖의 다른 정서는 모두 일차적 정서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고기쁨(joy), 슬픔(sadness), 수용(acceptance), 혐오(disgust), 두려움(fear), 분노(anger), 기대(expectation), 놀라움(surprise)의 8가지로 나누고, 이들 단어는 다른 비슷한 의미로 기술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또 Carrol Izard(1977)는 얼굴 표정을 토대로 기쁨, 흥미, 놀라움, 슬픔, 분노, 혐오, 경멸, 공포, 수치/수줍음, 그리고 죄책감의 열 가지를 기본 情緖로 구분하고 있다. Kemper(1987)는 대부분의 동물에서 관찰되며, 모든 문화권에서 발견되고, 인간발달 초기에 나타나면서 뚜렷한 생리적 변화의 양상과 결합되어 있다는 점에서 두려움, 노여움, 슬픔, 만족의 넷을 일차적 정서로 들었는데,49)Ortony와 Turner(1990) 모든 문화권에 존재하며, 보다 고등한 동물에서 발견되고, 특징적인 얼굴 표정을 가지면서 생존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일차적 정서의 존재를 가정하였다.31)